책읽기&후기

[서평] 사피엔스와 바이러스의 공생

신천지행 2020. 11. 25. 08:00

<사피엔스와 바이러스의 공생> 야마모토 타로, (메디치)

이 책은 국제기구를 통해 감염병 연구를 하던 의학자가 쓴 인류와 감염병 간의 공생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담은 책이다.

지금 코로나로 인해 겪는 이 시기에 대해 자주 비교되는 것이 홍역, 페스트, 콜레라, 스페인 독감 같은 역사 속에 깊은 흔적을 남겼던 감염병들이다.

이 책은 첫머리에서 덴마크은 한 젊은 의사에 의해 만들어진 홍역 역학 지도를 시작으로 역사 속 시대와 지역을 넘나들며 지금까지 연구되어 밝혀지만 많은 감염병들에 대한 역학지도를 그려내고 있다.

인류가 정착과 농경을 시작하며 도시가 형성되고 도시와 도시간의 교류가 활성화 되면서 감염병은 어쩌면 인류 자신에게 숙명같은 존재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의 또는 한 지역의 인구를 20~30프로에서 많게는 절반이상 소멸시켰던 감염병들은 끊임없이 찾아왔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고립된 섬과 같은 지역일 수록 새로운 감염병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된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인류의 생존과정 자체가 거대한 집단면역과정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세대를 거듭하며서 감염이 반복되어 형성된 유전적 선택이나 감염원 자체도 인류라는 환경에 맞게 진화해갔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류가 바이러스와 병원체에 대해 인식하고 대응한지 아직 200년도 안된 상황이라 아직도 모든 것이 명확하진 않지만 WHO의 천연두 종식 선언과 같은 감염병에 대한 과도한 자신감은 결국 자만이 아니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오히려 현재의 감염병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미래의 인류는 좀더 병원체와 공존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 인류의 종말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나의 병원체에 대한 항체형성이 유사한 다른 병원체에 대해 교차되어 저항력을 가지는 것이라고 보여진다고 그래서 구대륙 사람들이 많은 감염병에 노출되어 상대적으로 생존에 유리한 상황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콜럼부스에 의해 발견된 아메리카에서 감염병으로 상상을 초월한 피해를 입었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것이 누군가의 의도가 작용한 결과가 아니라 그저 섬처럼 고립되어있던 한 대륙이 온갖 병원체에 대해 저항력을 가졌던(오염되었던) 다른 인류와의 조우였을 뿐이라는 사실이다.

공중위생 자체의 의미를 축소 할 수는 없겠지만 어쩌면 우리가 어려서 흙파먹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이 인류전체의 생존을 위해 더 유리한 환경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 속에서 많은 감염병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정확히 어떤 병이었는지도 모른 체 나타났다 사라진 감염병들이 가지는 의미들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된다.

코로나를 비록해 우리에게 미지의 병원체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우리를 위협할 것이기 때문이다.

 

※ 이 글은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