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후기

[서평] 음모론 - 심리학으로 말하다 01

신천지행 2020. 12. 3. 06:00

<음모론 - 심리학으로 말하다01> 얀-빌헬름 반 프로이엔(Jan-Willem van Prooijen), 신영경 옮김 / 돌배나무

이 책은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을 심리학 관점에서 바라보며 분석한 내용이다.

심리학으로 말하다 시리즈의 첫번째로 심리학으로 사회현상을 설명하려는 기획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흔하게 음모론을 접하게 된다. 9/11테러에 숨겨진 배후같은 거대한 정치적인 음모도 있지만 사회 경제적 음모도 존재하며 때론 직장이나 동호회같은 조직내에서도 음모가 존재한다고 믿곤한다.

이 책에서는 음모론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음모론이란 무엇인지부터 정의한다.

음모론은 어떤 사건은 패턴화되어있다고 인식하고 의도를 가진 행위자가 존재해야하며 복수의 행위자에 의한 연합이 이루어져 적대감을 가진 존재에게 비밀유지를 통한 의도가 작용한다고 믿는 것을 음모론이라고 말한다.

복잡하게 학문적으로 설명되고 있지만 간단히 말해 사회의 모든 현상이 어떤 행위자들의 엽합에 의해 의도를 가진 패턴에 맞추어 이루어지고 있지만 부분적으로 보여져(비밀로 감줘져) 자신과 적대적인 세력에 대해 개입하고 있다고 믿는 것을 음모론이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영화 <맨인블랙>처럼 지구엔 수많은 외계인들이 살고 있으며 외계인과 소통하며 인류의 질서를 조정하는 별도의 조직이 있다고 믿는 것과 같은 거대한 음모론이 있을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외계인을 추적할때 타블로이드 신문에 나온 가십기사를 이용해 외계인을 추적하는 것을 보여주는데 이때 타블로이드 신문은 바로 패턴을 인식하는 도구이며 외계인과 맨인블랙 조직은 행위자 외계인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가 개입되어 외계인에 대해 적대감을 가진 존재들로 부터 보호하는 것이 음모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말하듯이 때론 정치적 음모론이 실제 음모로 확인되는 경우도 있기때문에 음모론 자체를 믿고 안믿고가 옳고 그름에 대한 대상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논리적 구조가 약한 음모론들조차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믿는 다는 사실은 음모론에 대한 인간의 심리적 반응을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까지 연구에 따르면 음모론을 믿는 것에 대한 인과관계가 명확하진 않지만 주로 논리적 분석에 대한 학습이 부족한 저학력자이거나 이념적 편향성이 크고(좌우 분간없음) 초자연적인 현상을 믿는 사람들이 음모론을 믿을 가능성이 높다고 상관관계를 만들어진다고 말하고 있다.

음모론이 만들어지는 대상에 대해서도 정보가 부족한 대상이거나 상대적으로 강하거나 약한 힘의 균형이 무너진 존재들에 대해 음모론이 만들어지는 경향이 크다고 한다. 마치 미국이 전세계를 통제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나 관동대지진에서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음모론으로 대량 학살을 자행한 것과 같은 현상도 힘의 불균형과 혐오적 대상에 대한 음모론들이라고 본다.

저자는 음모론을 믿는 현상 자체가 일종의 치유가 필요한 임상병리학적인 영역이 아니라 인간이 주변 사물과 현상을 이해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사회심리학적인 현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기때문에 음모론을 없애는 것 자체는 불가능에 가깝지만 음모론을 줄이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논리적 분석력을 키우는 학습을 강화하는 것이 도움이 되긴 하지만 결국 음모론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두려움이나 소외감을 없애는 정보의 공유와 자율성을 존중하는 소통이라는 원론적이면서 가장 어려운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항상 극단적인 이념은 종교와 닮아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 책을 통해 심리학적으로도 충분히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수 있었다.

인간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현상들을 음모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게끔 설계되어 있다.온갖 사물에 깆든 영혼과 정령들은 보이지 않는 행위자가 되어 우리를 조종하고 있는 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그것을 증명하기 어렵다. 어쩌면 인간이 창조한 가장 위대하고 정교한 음모는 바로 초월적인 신이나 절대적인 의지로 움직이는 세계를 그려낸 종교일지도 모른다.

그리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하나의 주제에 집중해 속시원히 들여다보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던 책이라서 시리즈의 다른 주제들도 찾아보려 한다.

※ 이 글은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