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후기

[서평] 쉽게 따라하는 행동 경제학

신천지행 2021. 1. 13. 17:00

 

 

<쉽게 따라하는 행동 경제학> 오타케 후미오,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AK)


이 책은 행동 경제학을 연구하는 오사카 대학 경제학자가 학부 강의를 기초로 작성한 책으로 행동 경제학이라는 말처럼 어떻게 해야 사람들의 행동을 효율적으로 이끌어낼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행동 경제학은 전통 경제학에서 풀지못한 인간의 불확실성을 기반으로한 의사결정 구조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행동 경제학에서는 인간들이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이라 불리는 사고방식에 입각해 의사결정을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이득과 손실을 비대칭적으로 느끼거나, 상황 발생 확률을 액면 그대로 받아드리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인간은 자신의 기분(감정)에 의해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 바탕에는 전통경제학에서 의사결정에 시점을 고려하지 않는 점과 달리 인간은 자신이 귀찮아 하는 일을 미루는 성향을 '현재바이어스(Present bias, 현재 편향)'라는 특성으로 정의해서 설명하며 인간의 이기심도 시장경제안에서 풍요로움을 준다는 전통 경제학과 달리 이타성과 호혜성을 지닌 인간을 상정해서 인간 사회를 고찰한다.

결국 전통 경제학에서는 인간의 감정을 배재한 체로 계산 능력이 뛰어난 이성적인 존재로만 상정하고 있지만, 행동경제학에서는 자신의 상황에 따른 직관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휴리스틱한 존재로 본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런 면에서 인간의 경제활동을 보면 여러가지 모순들이 분석되기 시작한다.

<문제 1>
A. 확률 80%로 40만원 획득
B. 100% 확실하게 30만원 획득

<문제 2>
C. 확률 20%로 40만원 획득
D. 확률 25%로 30만원 획득

이라는 문제를 접할때 사실 두개의 문제에서 나타나는 A와C, B와D의 확률적 기회비용은 동일하게 B와D가 높지만 문제 1에서는 B를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고 문제 2에서는 C를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알려져 있다. 확실성이 높을때는 안정적인 선택을 하지만 확실성이 낮아질수록 실제 확률적 비용보다는 모험적인 선택을 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처럼 인간의 경제활동은 심리적인 요인을 통해 분석가능한데 행동 경제학에서는 '확실성 효과'와 '손실회피' 그리고 현재 할일을 미루는 '현재바이어스'에 주목하여 설명하고 있다. 또 동조효과와 극단성 회피와 같은 이타성과 호혜성이라고 표현되는 사회적관습도 중요한 분석요소로 작용한다고 한다.

결국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것이 지극히 감정적이고 학습된 관습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향이 강하다면 그 결정을 도와줄 방법을 설계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이 '넛지'다. 넛지의 원래 뜻은 팔꿈치로 툭치다라는 뜻으로 인간의 이성적 판단을 일깨우거나 긍정적인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한 커미트먼트(착안점)을 만들어내는 것을 넛지라고 하는데 가장 많이 알려진 넛지 중 하나가 남자화장실 변기에 그려진 파리모양일 것 같다.

이 책에서는 넛지를 통해 여러가지 효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실생활에서 어떻게 넛지를 만들고 적용해가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재난에 대비해 대피할때 집을 벗어나 대피소로 가는 것이 생존율이 높지만 실제로 사람들은 집을 떠나기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이때 일본에서 사용한 넛지는 집에 머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회보장번호를 매직으로 몸에 남길 것을 안내하는 방법이었다. 잠재적으로 생존확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방법이었다.

환자에게 치료를 권할때도 90%의 생존확률인 치료법과 10%의 사망확률의 치료법에 대한 안내를 하면 생존확률을 안내받은 환자들은 소개받은 치료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기존의 전통 경제학에서 기계적으로 해석했던 그래서 모순이 발생했던 많은 과정을 이처럼 감정과 관습에 연결해 사람들의 인식을 통한 선택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행동 경제학의 강점이다.

다이어트 처럼 장기간 시간이 소요되는 목표의 경우 매일매일 체크할 커미트먼트를 설정하거나 단기적으로 실현가능한 구체적인 목표설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매일 7000보 이상 걷거나 밤 9시이후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것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성과에 대한 보상을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면 변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말하고있다.

현대의 과학은 많은 부분에서 더이상 인간을 이성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있지 않는다. 감정적이고 편견과 편향이 가득한 사회적 동물로 인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쪽으로 수렴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우리가 평소에 삶에 대해 긍정적 태도를 가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도 여러가지면에서 증명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행동 경제학에 대한 책을 처음 접했는데 인간의 불확실성에 대한 측면을 경제적으로 해석하는 재미난 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이 글은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