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후기

[도서협찬] 민주주의 쇄신

신천지행 2021. 2. 23. 09:00

 

<민주주의 쇄신> 네이션 가델스, 니콜라스 베르그루엔, 북스힐

2016년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세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전세계적으로 다수를 차지하며 지지를 받아왔던 정치체계인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스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다시 고민해야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했고 포퓰리즘으로 너덜거리는 민주주의를 고쳐쓸 것인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생각들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민주주의를 어떻게 보완하고 쇄신해서 사용할 것인지를 고민한 책이다.

모든 것인 인터넷과 연결되고 모든 것이 디지털로 표현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아니 이미 그런 사회인지도 모르겠다.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는 이제 더이상 튤립처럼 분해될 존재로 인식되지 않고 일론머스크와 같은 자본가들에 의해 자본주의의 강력한 주춧돌로 추앙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민주주의라는 정치시스템은 포퓰리즘에 유독 취약한 구조인 정치시스템이지만 인간의 이상과 집단 지성을 믿었던 인본주의적 낭만주의자들에겐 멋진 모델이었다고 여겨진다. 현재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의 상징처럼 거론되는 미국의 초기 시스템은 소수에 의해 관리되는 공화정을 추구했었고 그 잔재가 현재의 상하원제라는 사실은 놀랍다기 보다는 어쩌면 당연하다고 느껴진다.

그런 미국이 민주주의라는 옷을 껴입으며 상원도 직접선출로 바뀌게 되면서 처음 의도와 다르게 현재의 시스템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최근 읽었던 미국정치제도 책을 보면서 굳이 왜 상하원을 두었는지 이해되지 않았었는데 이 책을 통해 초기 의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문제는 현재의 시스템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이다. 이 책에서는 초기 건국이념을 다시 복원하여 포퓰리즘이나 집단지성을 기대하는 낙관적 시스템을 견제할 수 있는 무당파적 기관을 만들어 사실상 상원이 선출직이 아닌 검증된 지성의 집단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디지털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포퓰리즘에 덜 휘둘리기 위해서라도 기본소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다수의 미국민들이 주식회사에서 일하며 어떤 형태로든 주식을 소유하는 비중이 절반이 넘는다고 하니 국가를 거대한 주식회사로 생각해 이익분을 배당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빌게이츠가 주장했던 로봇세와 같은 새로운 산업구조에서 발생하는 이득분을 환수하고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소득을 만들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렇게 보완된 체계라고 하더라고 독립적인 국가로만 존재하기 어려운 현실이므로 세계화와 국가간의 관계와 무역에 대해 긍정적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국가간의 존중을 바탕으로 세계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전세계에 동시에 적용가능한 보편성은 존재하기 어렵다고 보면서 이제는 대국이 되어 갈등과 경쟁의 대상인 중국이 가지는 유교적 사회주의를 기반으로한 자본주의 시스템이 가지는 미국민들의 불안과 몰이해에 대하 많은 장을 할애해 다양성의 하나로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결국 대중에 대한 지성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이 구축된지 백년여가 되어가지만 포퓰리즘으로 얼룩져가는 현실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라는 명제와 브랙시트로 촉발된 세계경제의 보수화에 대한 우려가 이 책의 통찰을 이끌어내는 힘이되었다고 보여진다.

우리의 정치상황도 요즘 포퓰리즘의 한계를 많이 노출시키며 현 정치체계에 대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 느껴지는 시점이라 이 책이 의미있게 다가왔다.

우리가 바꾸는 현재가 우리의 미래가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