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일본이 선진국이라는 착각> 유영수, 휴머니스트
자칭 타칭 일본통이었던 기자출신의 저자가 바라보는 일본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정말 일본에 대해 공부를 많이했고 애정을 가지고 글을 썼다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일방적인 비판이라기보다는 일본 사회에 대한 조언이자 많은 사회구조의 기반에서 일본과 닮아 있는 우리 스스로에게 대한 우려를 담고 있다. 그 애정과 우려에는 우리와 닮은 꼴인 사회여서도 있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이웃나라로서 가지는 걱정과 위험도 포함되어 있다.
여러가지 이유로 오랜동안 일본과 일본의 문화, 역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많은 저작과 길지 않지만 여러번 일본여행을 다니면서 느꼈던 부분들이 책속에 녹아 있다. 같이 책을 읽는 독서모임이나 영화모임에서도 일본에 대해서는 유독 관심을 배제하는 경우를 본다. 일본영화라서 일본이라서 그저 이상한 나라나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이 살고있는 곳 내지는 감정적 심정적 거부감으로 살아간다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저자는 일본에 가장 고질적인 문제를 크게 5가지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경직된 사법제도, 집단주의적인 사회, 정치적 한계성, 일본을 성장시켰던 일본주식회사라는 일본경제의 신화, 문화적 경직성을 이야기한다.
무엇하나 내가 느꼈던 그리고 일본을 오래 바라보며 문제점이라고 인식했던 부분들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에 많이 반가웠다. 일본은 아직 메이지시대에서 크게 발전한 나라가 아니었다. 메이지 시대의 일본은 분명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하고 제도적인 민주화를 이룬나라였지만 세계대전을 거치고 전후복구를 거치면서 일본은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으로 정체된 나라가 되었다.
기술이 발전하고 경제적으로 부유해졌고 많은 나라와 교류하고 있지만 일본은 언제나 메이지 시대에 머물러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일본과 관련된 커뮤니티에서 일본의 개인주의가 너무 좋고 예의바른 사람들이라서 좋다고 하는 경우를 본다. 일본의 집단주의적인 속성은 무시하고 개인대 개인에서 오는 느낌만 강조하는 경우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도 그런 일본의 모순에 대해 많은 연구를 소개하면서 한국은 가족형 집단주의이고 일본은 조직형 집단주의라고 정의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일본이 개인주의처럼 보이는 것은 서구적인 관점의 리버럴한 개인주의가 아니라 '고립 허용주의'라는 용어를 소개한다.일본은 개인의 일탈을 허용하더라도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기때문에 정말 딱 맞는 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책에서 소개된 여러가지 내용 중에 특히 기억되었던 내용은 2007년 일본에서 화제가 되었다는 <마루야마 마사오를 때리고 싶다. 31세 프리터, 희망은 전쟁>이라는 칼럼에 대한 소개였다. 월 10만엔을 벌며 살아가는 프리터인 젊은이가 쓴 칼럼으로 일본 사회는 빈부가 공고해진 격차사회로 많은 젊은이가 희망없이 살고 있다며, 자신은 차라리 '전쟁이라는 공통의 재앙'을 갈망한다고 주장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다고 한다. 사실 이 칼럼의 내용을 몰랐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가 일본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하는 점이 바로 전쟁이라고 말하고 다녔던 나에겐 정말 내가 가진 우려가 맞았다는 기분이 들게하는 사례였다. 임진왜란이나 식민지 침략의 배경을 보면 일본이 가지는 특성이 보이는데 개인적으로 지금 일본은 그 시기의 모습과 닮은 점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고 보고있다.
통상갈등으로 촉발된 반일운동이지만 그 과정과 정치적 사회적 매락에서 보면 그 배경을 떠나서 많은 우려를 가지게되고 반일보다는 지일을 외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길 바란다.
사실 선진국이라는 용어는 책에서도 언급하고 있지만 제국주의 시대의 산물로 부유한 나라는 있어도 사실 선진국이라는 개념은 존재하기 어렵다. 코로나를 겪으며 우리보다 잘살고 시스템이 잘되어있다고 믿었던 나라들이 쉽게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어떤 나라가 되어야하는지 다시 고민해보게 된다.
옆집이 무너지거나 불이나면 가장 가까이 있는 우리집도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일본은 그저 무시하기엔 너무 가까운 이웃나라다.
현재 일본이 가지는 한계와 문제를 들여다 보고싶다면 이 책 한권정도는 읽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