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중국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
<중국을 잘 알고 있다는 착각> 스위즈, 애플북스
독특하다고 해야할지 솔직하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서양식 사고에 젖어있다고 해야할 지 모를 모호한 내용이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중국이라는 나라와 그 나라를 구성하고 있는 민족성에 대한 성찰이자 나름 미국생활을 통해 서구적인 가치와 대립되거나 서구적인 사고에 있어서 유연성이 떨어지는 중국적인 가치와 문화에 대한 반성이다.
사실 여행자유화이후 인터넷이 발달하고 서구적 가치가 밀물처럼 한국사회에 쏟아졌을때 많이 보았던 내용과 많이 닮아 있는 이야기지만 현대 중국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중국공산당이 추구하는 가치나 문화혁명과 같은 역사적 경험으로 인해 우리와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이야기들이다.
사실 중국에 대한 책이지만 중국이라는 단어대신 대한민국이라는 단어로 바꾸어 이야기를 풀어내도 그다지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닮아있는 이야기여서 놀라웠고 같은 유교 문화권에 대한 냉철한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춘추전국시대를 거치며 다양한 철학사고를 가진 중국이고 세계 4대 발명품을 가지고 있다는 고대 과학강국이었던 중국이 왜 근대와 현대에 와서 서구 열강들 보다 뒤쳐졌다고 보여지는 것인지 언어학자의 눈으로 분석한 내용은 유교적인 관습과 가족적이고 집단주의적인 전통이 강한 동아시아 국가 모두에게 그대로 대입이 가능한 이야기라고 보여졌다.
선진국의 기술을 그대로 모방하며 성장했던 우리의 모습이 그대로 중국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사실과 부정부패의 다른 말이던 인간관계를 중요시하는 사회의 집단주의적 전통은 중국만이 아닌 동아시아 전반에 걸쳐있는 전통이자 극복해야할 과제였고 우리는 이미 많은 부분에서 서구적인 가치를 먼저 수용한 나라일뿐 중국도 우리와 같은 과정을 거치려고 노력한다는 점을 분명하게 알 수 있는 책이었다.
결국 과학기술을 바탕으로 한 경제성장이 아니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현대사회의 경쟁에서 창의성을 가진 과학기술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과거의 관습에서 잘못된 부분을 끊어내는 고통은 어쩔 수 없다고 보여진다.
과거제도라는 우수한 제도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과거제도를 통해 길러낸 인재는 결국 유교경전을 교조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사람들이었다는 것이 조선시대의 문제점으로 자주 지적되는 것처럼 지금의 중국도 유교적 전통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준 책이었다.
"조금 친하면 입만 살짝 적시고, 많이 친하면 크게 한 모금 마시고, 형제라 여길 정도면 위장에서 피가 날 만큼 마신다."라는 책머리의 글처럼 모든 문화는 관계를 위한 문화였던 동아시아 전통에 대해 이 책은 많은 의문점을 던지고 있으며 그것이 아직 대한민국에도 유효한 질문이라는 점은 어쩌면 슬픈 현실일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