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후기

[도서협찬] 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신천지행 2022. 6. 26. 03:01

 

<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스테판 에노, 제니 미첼, 임지연 옮김, 북스힐

"혁명과 전쟁, 그리고 미식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은 아내에게 맛있는 치즈와 프랑스 미식을 설명하고 싶어한 남편의 열정으로 만들어진 책으로 음식과 미식을 중심으로 프랑스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프랑스하면 미식의 나라라는 인식이 크고 프랑스 요리는 전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프렌치 레스토랑은 고급 요리를 제공하는 곳으로 자리잡아 있다.

그렇지만 프랑스 요리가 오래전부터 그렇게 인기 있었던 것은 아니었고 프랑스에 기원을 두고 만들어진 것들도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주변나라와 지방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역사적인 뒤섞임 끝에 지금의 프랑스 요리가 탄생하고 미식 문화가 정착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그런 프랑스의 음식에 대한 역사를 시대순으로 따라 올라오면서 차근차근 해당시기에 프랑스 요리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내용들을 살펴보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자신의 기원으로 삼는 골족 시대부터 로마의 지배를 받으며 포도밭과 와인이 만들어지고 아키덴의 엘레오노르가 프랑스왕과 이혼하고 영국왕과 재혼하며 브루고뉴가 영국땅이 되고 다시 백년전쟁으로 이어진 시기들 프랑스의 힘이 커지면서 더욱 향락과 미식에 빠진 프랑스 왕정과 결국 우리가 프랑스 혁명으로 알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왕정이 무너지고 공화정이 들어오면서 귀족 요리사의 새로운 일자리로 탄생한 레스토랑들은 정치만이 아닌 요리의 영역에서도 부르조아와 대중을 미식의 세계로 인도하게 된다.

저자의 직업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루이16세가 정말 브리치즈때문에 잡히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진짜 브리치즈의 맛이 궁금하게 하는 치즈이야기들은 다시 한번 프랑스로 가보고 싶게 한다.

중세 프랑스 남부에서 유행한 종교(카톨릭 입장에서 이단)가 극단적인 채식을 했었다는 사실과 윤회를 믿었다는 점은 인도의 어느 종교에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보게하고 프로이센 군대에 둘러싸여 먹을 것이 사라진 파리에서 동물원에 있던 동물들을 잡아먹은 파리의 상류층의 모습은 먹을 것에 진심인 나에게도 생경한 기분이 들게 한다.

어느나라 음식이나 역사적인 맥락과 연관지어 문화가 탄생된 배경을 읽는 다는 것은 역사공부의 또다른 재미이지만 프랑스 역사에서 음식은 특히나 재미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런 의미에서 역시 프랑스는 미식의 나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