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후기

[도서협찬] 우리와 그들의 정치

신천지행 2022. 12. 18. 22:59

 

<우리와 그들의 정치> 제이슨 스탠리, 김정훈, 솔출판사

파시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최근 다시 여러 나라에서 각광받고 있는 파시즘들이 어떻게 발현되고 프로파간다를 형성해가는지 설명하면서 파시즘이 형성되는 과정과 세력을 얻어가면서 어떤 부분을 고리로 공격해 가는지 차분하게 설명하고 있다.

파시즘은 왜 어떻게 생겨나는가? 파시즘은 인간을 분류하고 인간을 증오해서 인간에 대한 이성을 마비시키는 이념을 의미한다.

나치의 유대학살이나 현대 미국의 흑인에 대한 인종적 차별이 모두 파시즘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이 책에서는 과거 히틀러나 무솔리니는 물론이고 최근 프랑스 극우를 이끌고 있는 르펜이나 미국에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트럼프를 등장시켜 그들이 말하고 있는 것들이 어떻게 파시즘과 연결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사실 프로파간다를 이끌어내어 상대진영을 공격하는 파시즘이 우파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평등의 개념이 약한 우파에서 손쉬운 도구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유럽이나 북미권에서만 파시즘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의 힌두민족주의를 내세우는 RSS나 일본의 평화주의 폐기와 같은 보수화 또는 중동의 이슬람화도 또다른 의미에서 파시즘이고 이런 파시즘은 전세계 적으로 상대에 대한 증오에 기반한 잔혹한 학살을 서슴치 않고 자행하고 있다.

특정한 인종이 더 잔인하거나 무법적이거나 야만적일 것이라는 가정은 언제나 비극을 낳게된다. 나치의 유대인 척결에서 어느 순간 단순 벌금형이나 범칙금 정도의 불법성 조차 용납하지 못하는 것을 수긍하게 되는 장면은 우리의 나약함과 논리적 취약함을 그대로 들어내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러니 하게 히틀러는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정권을 잡아 파시즘으로 치달았고 현재 일본의 정치도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일당독재나 다름 없는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인도나 몇몇 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들이 이어지고 있다.

과연 민주주의가 포퓰리즘을 이겨내고 선한 대의를 이끌어 갈 수있을 것인지 이 책을 포함해 최근 많은 연구자들의 의구심에 공감하는 순간들이 많아진다.

혐오와 증오를 멈추게 하면 더 좋겠지만 혐오와 증오가 공개적으로 들어나는 순간만이라도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인간이 가진 능력중에 가장 안타까우면서도 놀라운 면은 본능을 제어할 수 있는 이성을 가진 존재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인간이 가진 이성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도 멍청한 짓이겠지만 인간이 가진 이성을 가볍게 여기기엔 그 매력이 작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