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협찬] 우리가 있었다
<우리가 있었다> 빅토리아 베이트먼, 전혜란, 선순환
저자소개부터 독특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경제학 교수이면서 여러차례 세간의 주목을 끈 '나체시위'를 벌였으며 성에 대한 경제학의 근본적인 태도변화를 요구했다는 소개에서 더 궁금증이 커졌다.
영어원서 제목은 "SEX FACTOR"로 직설적이면서도 명확한 제목이었고 한글 제목도 좀더 감성적이지만 의미있게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 소개에서 이야기했듯이 이 책은 경제학에서 사라진(?) 또는 경제학에서 인자로 고려되지 않았던 여성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루고 있다. 경제성장의 이면에 존재하는 수많은 차별과 숨겨진 경제적 팩터에 대해 여성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
책은 '번영', '불평등', '국가', '사람'이라는 대분류 속에 서양이 근대의 산업혁명을 바탕으로 이루어낸 번영과 여성의 자유라는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반대로 성차별이 가지는 불평등이 무엇이고 소득불평등과 성의 관계는 어떠한지 다루면서 '성을 파는 일'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보여준다. 페미니즘 안에서도 논쟁 중인 매매춘에 대한 저자의 견해는 평소 내 견해와 거의 똑같다고 여겨지기에 경제적인 관점에서 매매춘에 대한 접근과 여성의 자유를 기반으로 하는 매매춘에 대한 접근이 결국 합치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의 정부는 대부분 큰 정부로 이루어진다. 다양한 복지와 사회보장제도를 구축하기위해 정부는 점점 규모가 커지고 있고 고용이나 여러가지면에서도 정부의 역활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국가일 수록 여성의 자유가 보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우리도 쉽게 인지되는 점이며 결국 여성의 자유를 팩터로 볼 것인지 결과로 볼 것인지에 대해 여러가지 관점에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경제적 관점에서 여성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중요한 요소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자유이며 결국 자신의 몸과 돌봄과 소득에 대한 보장이 따라주어야 하는 문제이다.
근대 유럽의 경제 성장의 근간에 여성의 자유가 있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일찌감치 유럽에서 여성의 조혼이 사라지게 된 것이 여성의 경제활동으로 설명하는 것도 의미있다고 보여졌다.
여성의 경제활동에 대해 다양한 시각의 접근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가사노동 자체를 하나의 비용으로 환산하는 재산분할에 대한 관점들부터 여성의 돌봄이 그저 가족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은 이제 당연한 사실로 받아드려진다.
그럼에도 아직도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상대적으로 불안하다. 갑작스런 이혼이나 가정의 해체 상황에서 소득을 일구어낼 방안들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나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군이 그다지 높은 소득을 보장하지 않는 다는 점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가장 중요한 사회 구성원이면서도 경제학에서 잊혀진 팩터였던 여성에 대한 문제제기를 보여준 책이라 나에게도 새로운 시각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