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해석
잠도 안오고 기억의 왜곡에 대해 생각하다가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을 디비디로 봤다.
사놓고 그냥 두고 있다가
이제서야 보게 되었지만 영화 자체는 이전에 한번 본적이 있었다.
하지만 처음 봤을때완 다르게 좀더 진지하게 영화를 보게 된다.
어느 산속에서 발견된 사무라이의 시체
3일후 부교소에서 증인들에 대한 심문이 있게 되는데
시체를 신고한 나무꾼과 지나가다 사무라이와 마주친 승려를 제외하고
사건 당사자로 불려온 증인은 모두 3명으로
도조마루라는 도적
사무라이의 아내
무당을 통해 불려진 죽은 사무라이
였다.
승려와 나무꾼은 누구말이 진실인지에 대해 혼란스러워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세명의 증언에서 공통적인 것은 도적이 사무라이를 제압해 밧줄을 묶고
사무라이 앞에서 부인을 능욕한 후 누군가에 의해 사무라이가 살해되었다는 점이다.
각자의 관점에서 증언된 내용은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알 수 없게 한다.
어쩌면 아무에게도 진실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
세명의 증언으로 사건이 입증되지 못했지만
진실은 전혀 다른 곳에서 확인되게 된다.
영상적인 요소나 여러가지 50년도 영화인데도 어색함도 없고 세련된 영화다.
거장이라는 타이틀은 그냥 주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세명의 증언을 듣고 있다보면 여자와 사무라이의 증언이 상대적으로 더 어색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사무라이의 증언이야 단지 자신의 위신을 챙기는 정도라면
여자의 증언은 복잡한 자신의 심경을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거짓증언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잘느껴진다.
왠지 공감가는 대사들
"여자들은 뭐든지 속이죠 심지어 자기자신까지도"
"인간은 다 이기적이야 모두 변명뿐이지"
특히 두번째 대사는 지금의 나를 향한 말처럼 들려서
기분이 유쾌하진 않았다.
스스로 이기적이라고 느끼는 변명만 가득했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