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후기

과학이 바꾼 전쟁의 역사

신천지행 2024. 3. 17. 17:14

 

<과학이 바꾼 전쟁의 역사> 박영욱, 교보문고

제목에선 과학이 전쟁의 역사를 바꾸었다고 말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어쩌면 전쟁이 과학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까?

이 책은 저자가 국방일보에 컬럼식으로 연재했던 내용을 책으로 출간한 것으로 과학사를 전공하고 국방관련 연구기관에서 일해왔던 저자가 읽어내는 전쟁과 과학의 이야기는 현실적이면서도 흥미로웠다.

군산복합체의 역사가 오래되었을 것이라는 나의 편견과 달리 전쟁을 위해 과학자가 복무하는 것에 대한 역사가 짧지는 않지만 전쟁을 위한 연구가 산업이 된 역사는 길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책에서는 핵무기 발명(사용?)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설명처럼 인류의 존망을 위협하는 수준의 무기가 개발되었다는 점은 스스로를 멸망시킬 수 있는 유일한 종이라는 웃픈 현실을 이야기하게 된다.

그런면에서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전쟁사를 다룰때 1차세계대전에 대한 비극과 기관총의 발명은 땔 수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기관총을 발명한 사람이 의사였고 발명의 이유가 많은 병사들이 전쟁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상황을 타개하고 싶어 한사람이 백명처럼 싸울 수 있는 무기를 만들려고 했다는 점은 어쩌면 지금 국방에서 개인 한명이 1개 소대나 중대규모의 무장이 가능해지는 개인 전투화기 개발과도 연관되어 생각해볼 여지가 있는 것 같다.

요즘 군대 모습과 한국군이 그리는 미래의 모습을 보면 스타쉽 트루퍼스라는 공상과학 소설 속에서 묘사된 병사들의 모습처럼 강력한 개인화기로 무장한 미래 군인의 모습이 상상 속만의 모습은 아니라고 느껴진다.

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야간에도 상대방의 움직임을 감시할 수 있고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에선 드론이 맹활략을 하며 인공지능으로 대상을 정해 공격하는 기술이 실전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에서 전쟁은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촉매제 역활을 해왔다. 전쟁을 승리로 이끈 요인들 중에서 과학의 역활이 제대로 검증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어 왔다.

이 책에선 어느 시대이건 과학을 바탕으로 강군을 꾸밀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과학연구와 군사력이 동일시되는 과정에 대해 주의깊게 잘 짚어주고 있다.

결국 현재 우리나라의 연구개발비가 축소된다는 것은 전쟁위협에 그대로 노출되고 군사적 견재력을 잃어간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