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근대화의 실상

<식민지 근대화의 실상> 전용덕,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 출판사 협찬도서를 받아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고 든 첫 번째 생각은 내가 아직 반일종족주의의 내용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굳이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견해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이해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책이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상당히 널리 퍼져있고 그 이론이 꽤나 정교해져 가고 있다는 뜻으로 읽혔기 때문이다.
식민지 근대화론과 결을 같이 하는 반일종족주의는 우리에게 반일이 무비판적이라는 견해가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주장 자체는 나도 크게 반박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의외로 주변에도 일본이라는 이유로 여행도 안가고 영화나 소설 조차 읽지 않는 경우를 꽤 많이 봐왔기 때문이며 오히려 왜 일본을 좋아하고 일본을 알아야 하냐는 질문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가까운 나라는 친하기 어렵다.
가까이 있다는 것은 국경을 접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서로가 역사적으로 많은 갈등을 겪었다는 뜻이 된다. 가깝지만 막상 일본이나 중국에 가보면 정말 우리와는 너무도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당황하게된다.
외모적으로는 비슷하지만 사실상 다른 그 나라 중에서 일본은 우리를 식민지로 지배했던 나라라서 더 미울 수 밖에 없다.
(사실 중국도 고대에 한반도를 지배했던 적이 있지만 고대니깐....)
이 책은 기존의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이 주장하는 내용에 대해 핵심 주장들을 하나하나 파해하면서 그 주장의 근거가 잘못되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책의 서문에 저자가 설명한 내용만 읽어봐도 사실 식민지 근대화론이 성립하기 어렵다는 것은 너무도 쉽게 이해가 되기 때문에 책을 읽는 과정을 그 근거들을 잘 숙지하는 과정일 뿐이었다.
가끔 페이스북의 피드에서 보이던 '전용덕'이라는 분이 난 역사학자인줄 알았는데 이 책에서 경제학자로 소개되어 놀랐었고 그래서 오히려 이책이 더 가치 있게 읽혔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학자들의 상당수가 경제학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기억하고 있어 같은 학문을 하는 사람이 볼수 있는 면밀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고 이 책에서도 그런 점이 잘 나타났다고 보여진다.
식민지에게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식민지를 굳이 만드는 나라가 있을까라는 우문아닌 우문이 들었다.
기존에 인류가 거주하지 않던 우주를 식민지로 개척한다고 하면 수탈없는 식민지가 가능할까? 라는 궁금증이 들었지만 그것도 미국 개척사를 보면 불가능할 것이라 생각이 바로 꼬리를 물고 따라온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분들은 탐욕없는 인류를 꿈꾸는 자들일까?
사실 식민지 근대화론 보다는 반일 종족주의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허약한 주장에 대한 허망함으로 반일 종족주의에 대한 안타까움을 지우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지금 시기 꼭 필요한 책이었다고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