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판소리

<방구석 판소리> 이서희, 리텍 콘텐츠
* 출판사 협찬도서를 받아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조선의 오페라로 빠져드는 소리여행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저자가 앞서 쓴 <방구석 오페라>, <방구석 뮤지컬>에 이은 시리즈로 기획된 책으로 보여진다.
그래서 오페라라는 부제가 달린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혼자 해봤다.
여튼 판소리는 17세기 시작된 민중악극으로 고수와 소리꾼 만으로 이루어져 청중에게 창과 아니리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을 가지고 있다.
판소리가 레퍼터리가 다양했던 18세기에는 12마당이 있었다고 전해지지만 지금은 다섯마당(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만 전해재고 나머지 7마당(옹고집타령, 장끼타령, 변강쇠타령, 배비장타령, 강릉매화타령, 무숙이타령, 가짜신선타령 또는 숙영낭자전)은 전승이 끊겨 현재는 문헌으로만 전해졌고 부분적으로는 복원을 시도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전승되고 있는 다섯마당과 더불어 줄거리가 확실한 옹고집타령, 장끼타령, 변강쇠타령, 숙영낭자전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전승되고 있는 다섯마당이라고 하더라도 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의 내용을 아는 것이지 판소리로 다섯마당 이야기를 직접 완창으로 들어본 경험은 없어서 책의 내용이 많이 낯설게 다가왔다.
개인적으로 판소리를 좋아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도 완창으로 들어본 것은 심청가와 적벽가 뿐이고 나머지는 인기있는 대목만 들어보거나 마당놀이처럼 축약되거나 퓨전사극으로 변형된 판소리를 더 많이 접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판소리에 대해 자주 접하기 어렵다는 현실이 그대로 느껴졌다.
책을 읽고 책에 소개된 판소리에 대한 노랫가락을 소개하기 위한 큐알코드를 통해 열어본 영상 중에서 옹고집전을 소개하는 영상은 1989년 설날맞이 마당극 영상인데 그 속의 곽객은 모두 초등학생 정도의 어린이들이라는 것이 그냥 초등학생들을 위한 재미를 주는 공연이라는 것도 있지만 창을 듣고도 재미있어할 귀를 가졌던 시간이었다는 뜻이라고도 느껴졌다.
최근 새로이 시작한 마당놀이극에서 만났던 윤문식과 일군의 배우들 젊은 시절 모습을 보니 더 반가웠다.
책에서는 판소리 말고도 신라의 향가와 여러가지 고전시가들도 소개하고 애절한 남여간의 이야기가 담긴 잘 알려지지 않은 고전소설도 알려주고 있다.
어렸을 때 동화처럼 읽었던 이야기들이 좀더 구체적이고 고전적인 이야기로 다시 듣게 되는 기분이었다.
특히 조선시대의 기생들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이생과 최랑과 같은 이야기는 애절하면서도 서사의 구조가 탄탄한 것이 마치 역사 속 한 장면처럼 느껴져서 애절함이 더 절절하게 다가왔다.
그저 제목만 보고 판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어찌 풀어날 것인지 궁금해서 선택한 책인데 잊고 있던 많은 고전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된 것 같아 즐거운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