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후기

[도서협찬] 인지전

신천지행 2025. 6. 19. 16:53

 

 

<인지전> 송태은, 이오니아북스

* 출판사 협찬도서를 받아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지전이라는 용어는 생소했지만 뇌를 해킹하는 심리전술이라는 말에 끌림이 있었다.

전쟁에 있어 정보전은 사실 잘 알려지지 않은 영역이었다. 어쩌면 잘 모르게 하기 때문에 더 알기 어려웠을 수도 있다. 그만큼 정보를 통한 심리전은 영향력이 크지만 반대로 그 배후를 잘 숨겨야만 효과가 있는 전술이기 때문에 더욱 비밀스럽게 진행되는 것 같다.

잘못된 정보나 조작된 정보가 의도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감정을 지배하려는 것이다. 분노를 유발시켜 잘못된 판단을 유도하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친근한 이미지로 옆자리를 내주었는데 사실은 그것이 나를 종속시키는 의도였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되는 경우도 있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초기 식민지 확보를 위해 원조형식의 관계를 맺는 것도 그런 유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어렴풋하게 들었던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과정에 놀라움이 느껴지기도 했다. 마치 적군이 처들어 온 것인지 인식도 하기 전에 이미 모든 기관이 장악되어 영토를 빼앗겼다는 사례는 적에 대한 설정이 얼마나 중요한 지도 새삼 깨닫게 된다.

자주 인류애를 외치는 나이지만 실상 인간에 대한 믿음이 그리 크지 않고 뇌과학적으로 인간은 그저 감정에 충실한 여타 동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에 이런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언제고 내 주변에서도 일어날 것이라고 느끼게 된다.

책의 후반부에는 직접 뇌와 연동하며 뇌를 컨트롤하거나 뇌만으로 의도를 전달하는 기술도 소개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인지전이라는 전쟁의 관점에서는 인간의 감정을 지배할 수 있다면 이미 뇌가 해킹된 것과 같다고 봐야할 것 같다.

요즘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각광 받으면서 점점 인간을 흉내내는 것이 쉬워지고 있고 그만큼 정보전의 중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특히 책에서 그런 인공지능들끼리 대화하다가 자신들만의 언어(?)로 대화한다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돋는 느낌이었다. 외교전문가인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보여조는 모습은 그런 정보전의 바탕에는 인지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인지전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배우고 숨겨진 전쟁의 뒷모습을 살짝 들여다본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