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엄마는 인도에서 아난다라고 불렸다
<엄마는 인도에서 아난다라고 불렸다> 정인근, 홍승희 (봄름)
이 책은 페미니스트 딸 승희씨와 이혼해 따로 살았던 엄마 인근씨가 함께 인도를 여행했던 순간에 대한 일기들을 정리한 책이다. 진짜 일기라서 의식의 흐름처럼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기며 읽어나갈수 있다.
하루하루 아난다(엄마)와 딸(칼리)의 일기를 번갈아 읽어가는 구성인데 각자에 대한 의식의 흐름이 보여 재미있다.
어느날 사귀는 남자에게 매맞고 찾아온 엄마에게 당분간 피해있을 겸 생애 첫 해외여행을 권해보았다. 간다고 할거라는 생각을 안하고 가볍게 던진 말을 덥썩 물어버린 엄마를 모시고 인도로 떠나기로 했다.
승희에게 인도는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라고 한다. 그곳에서 안식과 위안을 찾은 딸을 보고 딸이 사랑하는 그 곳이 궁금해졌다고 한다. 엄마인 정인근씨의 딸 승은, 승희 자매는 인문학 서점을 운영하던 페미니스트로 이제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여행기이자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보니 아픔과 갈등과 슬픔과 연민들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비혼주의 딸에게 끈임없이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건내는 평범한 엄마지만 엄마의 삶은 여러면에서 독특한 부분이 있었다. 부모님이 13살에 이혼한 덕분에 엄머와 따로 살게되어 잔소리없이 사춘기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승희씨의 이야기는 조금 복잡한 마음으로 읽혀졌었다.
아무래도 내 자신이 자녀를 키우는 입장이라서 그런지 전반적으로 아난다의 이야기에 더 관심을 두고 읽게 되었다. 아난다는 참 책을 좋아한다. 인도 그 중에서도 칼리에게 각별한 다람살라로 떠난 여행 중에 아난다는 끊임없이 읽고 또 쓴다. 칼리가 선정한 페미니즘에 대한 영화나 다큐도 같이보기도 하지만 현지의 한국인 카페에서 찾아낸 책을 그날 숙소에 들고 들어가 읽기도 하고 짜투리 시간에는 끊임없이 글(주로 일기)을 쓰는 것 같았다. 두 딸이 작가가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 중간중간에 앞전에 읽었던 홍승은씨의 책 <두 명의 애인과 살고있습니다>의 두 명의 애인도 번갈아 등장해주어 더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다. 아마도 승은씨의 책을 먼저 읽고 이 여행기를 읽게 된다면 이 가족에 대한 이해도 더 쉬울 것 같고 여행 중에 겪는 갈등도 조금더 다르게 보일 것 같다.
앞으로도 이 가족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승은, 승희 자매와 그들을 중심으로 하는 가족의 삶과 과정이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게 될 것이라고 믿고있다.
모두가 사랑안에 함께하길 기원하며...
※ 이 글은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