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깨달았다
어느 순간부터 이유없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
다음날 일정을 위해 일찍 잠을 청해도 잠들지 못하는 시간들을 소비하기 위해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었다
누군가를 잊기위해 기억하던 시간 속에 습관처럼 굳어진 불면증이라 생각했다
잠시라도 잠든 시간이 아까웠던 치열했던 시간의 흔적이라 생각했다
며칠전 침대를 뒤척이다 책상에 놓인 컵을 보며 떠오른 생각이 있어 며칠에 걸친 실험결과 추정에 대한 확신을 갖게되었다
'뭐든 먹으면 식곤증이 올 뿐이죠' 하며 즐기던 저녁커피가 더이상 식곤증으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간의 불면이 그리움도 조바심도 아닌 단순한 카페인 작용이었다는 사실에 슬픔과 안도감을 느꼈다
내 몸이 나이들어가고 있고 그리움이 더이상 불면의 근원이 아니라는 사실은 마치 기억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였다
이젠 편히 잘 수 있겠다
굿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