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의 뿌리> 김세진, 호밀밭

대한민국 국군 장교출신인 저자가 바라보는 한국군의 뿌리에 대해 탐구한 책이다.

나에겐 좀 특이한 책이었고 저자의 의도가 조금은 개입되었다고 보여지지만 그래도 많은 사료를 찾아내어 정리한 노력과 조선시대와 대한제국 시절부터 제도권안에 존재했던 군대와 의병과 독립군의 역사까지 꼼꼼히 탐구하며 현재 대한민국 국군인 한국군은 과연 어디에 기원을 두고 있는 지 밝히려고 노력하였다.

저자의 이런 노력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군의 뿌리는 독립군이라는 주장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과연 한국군의 뿌리는 독립군일까?

물론 국가를 지키는 군대로서 독립군의 정신과 그 의기를 이어받아야 하겠지만 현재 한국군의 뿌리를 독립군이라고 단언하기엔 너무도 많은 갈래로 이루어져 있고 해방공간의 혼돈과 기존 시스템을 이어받아야하는 숙명에 의해 일본군, 만주군, 중국군과 같은 다양한 군대 출신들이 한국군의 기원이 되었고 오히려 임시정부가 주도했던 광복군은 자신들의 지위에 대한 인정을 요구하느라 중심축에 자리할 타이밍을 놓치고 한국군의 중추세력에선 사라진 존재가 되었다.

군대란 국가를 유지하는 중요한 물리적 구성력이다. 조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과 같은 국란을 여러번 겪으면서도 군대를 강성하게 육성하는 것에 실패했고 결국 물리적인 압력에 굴복해 나라를 빼앗기고 말았다.

식민지화되는 과정에서 군대를 뒤늦게 육성하려고 했던 대한제국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로 불쌍하고 처량한 모습이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소상하게 밝혀주고 있다.

저자의 사감이 종종 강하게 들어나는 점이 아쉽고 해방직후 신탁과 반탁에 대한 정치세력 간의 입장에 대한 객관성이 조금 결여된 것은 어쩌면 북한을 주적으로 삼아 공산주의국가와 대립했던 한국군 장교였던 저자에겐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조선시대부터 한국전쟁까지 한국군의 탄생과정에서 직간접적인 영향이나 관련성에 대해 정말 많은 사료를 정리하고 해방직후부터 현재까지 군의 중추가 되었던 군 장성들에 대한 여러 평가를 함께 수록하며 나름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던 점은 충분히 공감되는 내용들이었다.

Posted by 신천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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