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나는 수염을 자주 기르는 편이다.
여러가지 이유로 시작했지만
결국 깎는게 귀찮아서 였을 지도 모른다.
초기 회사생활을 시작할때 나는 병역특례로 회사생활을 하게 되었고
직급이 과장이 되었을 때도 스물아홉의 나이였다.
때문에 어리게 보이고 싶지 않았고
수염으로 인해 인상이 강해보이는 점도 맘에 들었다.
(한국에선 나이가 깡패니깐...)
당시 윗분들이 수염에 대한 불만을 표시할때 마다
핑계로 내세웠던 것이 세계적인 프로그래머들은 대부분 수염을 길렀다.
나도 세계적인 프로그래머가 되려고 한다.
그런 각오로 수염을 기르는 것이다.
뭐 이런 비슷한 이야기를 하며 버텼던것 같다. ㅋㅋㅋ
수염에 대해 거부감이 많은
그리고 외근직이 아님에도 외모에 대한 간섭이 심한 국내의 기업문화에선
참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는 내맘대로 편할때 마다
수염도 기르고 머리도 기르고 때론 파마도 하고
나의 외모를 내가 결정할 수 있어서
편하게 지냈던 것 같다.
최근까진~
딸아이를 낳은 후 두돌 근방에 아이가 내 품에 자주 안오는 것에 대해 물어보니
수염이 간지럽다고 해서 싹 밀었던 적이 있었다. ㅋ~
최근에 한동안 다시 수염을 길르다가
대외적인 행사가 있어 수염을 깎았더니
이번엔 우리딸 "아빠 수염길러~" 라고 한다. ㅋㅋㅋ
수염기르는게 더 보기 좋다나~
아이가 더 자라서
사춘기쯤 되면 징그럽다고 지저분해보인다고 구박받을 지도 모를 수염기르기 지만
다시 기르기 시작하면서 나의 외모가 가족의 의지가 반영됨을 느껴 재미있으면서도
흐뭇한 기분이 든다.
딸내미 비위 맞추기가 쉽진않지만 나름 재미있는 일상을 만들어주니
즐거운마음으로 웃고 지내려고 한다~ ^^
먼 훗날 이 글을 내 딸이 볼 수 있을까? ㅎ~
'여우길들이기 - 연애가 쉬웠어요~ ㅠ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동심파괴 실패 - 크리스마스와 산타클로스에 대하여 (0) | 2020.01.02 |
---|---|
아이의 의견 (0) | 2018.05.28 |
어버이날 선물 (0) | 2018.05.09 |
수영강습 (0) | 2015.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