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이야기2> 김시덕 (메디치)

일본은 가까우면서 먼 나라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나라이다.

그만큼 익숙한 듯 하면서도 낯설음이 있는 나라라는 뜻일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일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책으로 일본에서 살아왔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나라와 역사를 구성하는 것은 사람이다. 지금의 우리가 이해하는 것과 다른 많은 이야기들이 역사 속에 녹아있을 것이다.

일문학과 고문학 전문가인 저자는 일본을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일본인이야기 시리즈를 기획했고 이 책은 두번째 책으로 에도시대를 중심으로 일본의 백성과 의사의 삶을 조명하고 있는 책이다.

역사의 기록에선 소외되어 있지만 실제 역사의 밑바닥을 구성하고 있는 백성들 농민들의 삶은 이해가 되는데 그들과 함께 거론하는 것이 의사라니 처음엔 좀 의구심이 들었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저자의 의도와 의사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되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일본 에도시절 지식인 계층에서 가장 중요한 역활을 했던 것이 의사계층이라고 한다. 서민들의 신분 상승을 위한 직종이기도 했으며 과거제도가 없던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학풍으로 인해 만들어진 지식계층이 의사계층이었다고 한다.

이 책은 참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해 연대기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사건별로 이야기를 풀고 있기때문에 일본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있지 않다면 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일본, 한국, 중국을 넘어 유럽까지 박식한 저자 덕분에 일본에서 벌어지는 문화적 사건을 전세계적인 관점에서 비교하거나 재미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마비키'라고 부르는 영아살해가 일본 에도시대에 성행했었지만 어쩌면 전세계적인 보편적인 현상이었다는 사실도 흥미롭게 읽혔고 일본이 무사중심의 사회체계라서 과거제도가 없었기때문에 유학(주자학)이 널리 전파되긴 했지만 시험을 위한 공부가 필요없어 자유로운 지식의 향유가 가능했다는 점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그리고 도입부에서 난학(네덜란드에서 유래한)에 대해 널리 알려진 것과는 다른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는 점도 의미있게 다가왔다.

중간중간 수많은 일본의 민초들의 삶에 대해 재현한 디테일이 살았는 책이라서 꼼꼼히 읽게되는데 문득문득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았던 에도시대의 풍경들이 스쳐가는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 이 글은 협찬받은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Posted by 신천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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