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모두의 적> 스티븐 존슨, 한국경제신문
이 책은 인류 모두의 적으로 규정되었으며 다른 이름으로 해적왕으로 불리웠던 핸리 에브리라는 해적에 대한 이야기다.
핸리 에브리 이전에도 이후에도 해적은 줄곧 있었고 오히려 프렌시스 드레이크 처럼 정부의 허락을 받은 공공연한 해적이 해군을 대신해 활동하는 시기도 존재했었다.
대항해시대가 시작되면서 유럽 각국에서는 해양에서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부족한 해군력을 보강하기 위해 사략면장을 통해 적국의 배를 나포할 수 있게하는 사략선을 운영했었고 사략선은 사실 해적과 크게 구분하기 어려운 존재로 활동하고 있었다. 적당히 사략면장을 위조하거나 뇌물로 받아내서 돈 많은 배를 털어 횡재한 후에 고국으로 돌아와도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고 살아가는 해적들의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이 책의 주인공인 핸리 에브리는 1694년 그런 열망을 가지고 스페인 난파선을 인양하는 임무를 가지고 출항했던 배에서 선상반란을 주도하여 새로운 해적선의 선장이 되어 해적단을 이끌게 된다.
책의 내용에는 핸리 에브리라는 인물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는 없다.
하지만 핸리 에브리가 그 당시 영국에서 얼마나 영웅시 되었고 많은 인기와 뉴스의 중심이 되었는 지는 잘 설명되어 있고 그 만큼 해적의 삶에 대한 거부감이 영국사회에서 적었다고 보여진다.
핸리 에브리의 해적단은 빼앗은 찰스2세호를 팬시호로 개명하고 원래도 빠르게 항해가 가능했던 배를 떠 빠르게 항해할 수 있게 개조한 후에 스페인에서 부터 희망봉을 거쳐 마다가스카르에서 일정 시간동안 기거하며 준비를 마치고 나선 메카를 순례하거나 홍해 인근을 운항하는 이슬람이나 인도의 상선을 노리며 노략질을 시작한다.
운 좋게 인도 거상의 배를 침탈한 후에 다음번 목표로 삼은 배가 건스웨이호(영국식이름으로 실제 이름은 간자사와이)였다. 건스웨이호는 그 당시 인도를 지배하고 있던 무굴제국 황제 아우랑제브의 친족이 타고 있는 배로 메카 순례를 다녀오고 있는 배였다. 당연히 많은 보물을 싣고 있는 부유한 배였고 배에 타고 있던 왕족이 공주나 사촌벌쯤되는 여성 왕족이었다는 사실에 무굴황제의 분노를 사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그 당시 동인도주식회사는 회사의 존립이 걸린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된다.
핸리 에브리는 건스웨이 한척으로만 지금가치로 2000만달러 정도의 소득을 올렸다고 하니 당시 해적의 전통에 따라 고른 배분을 했다고 하더라도 한사람이 평생 먹고 살만한 재물을 손에 넣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더불어 많은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내게 된다. 이 책에 한국경제신문에서 출간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여겨지는 영향은 바로 이 건스웨이호 사건으로 동인도 주식회사의 독점무역에 대한 권리가 위협받게 되고 무굴제국에게 큰 압박을 받게 되면서 어찌보면 궁여지책으로 인도양과 홍해연안에 대한 해적 소탕에 대한 의무를 동인도 주식회사가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런 해양 경찰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 결과적으로 동인도 주식회사를 민간 군사조직으로 변화시키게 되었고 1750년대쯤엔 3000명 규모의 군대를 양성하게 되고 1800년대가 되면 수십만의 군대를 거느린 독립적인 군사조직으로 성장하게 되어 인도 대륙 전체를 식민지화하고 대영제국 신화를 이룩하게되는 기틀을 만든 사건이 되었다고 보고 있다.
물론 단 하나의 사건만으로 이루어진 일은 아닐 것이고 이후에 수많은 의지들이 개입하게 되었겠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이 사건이 처리된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 저자가 말하는 사라예보의 총성에 걸맞는 커다란 역사의 기폭제가 된 사건이 되었다는 사실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역사에 대한 낭만적 해석이고 어쩌면 단지 노략질을하던 해적에 대한 미화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건스웨이호에 타고 있던 공주와 핸리 에브리에 대한 로맨스라는 낭만적 신화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사실 그런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보고 있지만 민간에서 떠도는 그런 소문에 대해 자세히 밝혀두고 있다.
중요한 것은 무굴제국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영국으로 돌아온 핸리 에브리 해적단의 일원들 중 5명은 1차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음에도 구속을 풀지 않고 다른 죄목으로 다시 재판해서 결국 교수형에 처해졌다는 사실이고 그 처형장에 핸리 에브리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핸리 에브리는 영국으로 돌아온 1696년 8월 이후의 행적에 대해 알려진 바가 전혀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영국으로 함께 입국한 영국인이 아닌 여성의 존재가 기록으로 남아있어 사람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하는 것 같다.
결국 후대에 해적왕으로 이름을 남긴 핸리 에브리에 대한 기록은 2년 동안의 해적생활이 전부지만 전과 후를 따져 가장 거대한 부를 거머쥐었고 죽음에 대한 기록이 없었던 탓에 전설로 남게 된 것 같다.
이 책은 당시 해적들의 생활상이나 무굴제국과 동인도 주식회사에 대한 배경설명을 많이 담고 있는데 해적들의 합의사항으로 보여지는 해적들의 생활상은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적때로 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운좋게 신분제의 한계를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며 내일이 없는 삶을 살았던 낭만주의가 살아있는 조직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점도 함께 표현하고 있다.
명량만화지만 해적에 대한 꿈을 이야기하고 있는 만화 <원피스> 속에 표현된 써니호가 아마도 이 책에서 핸리 에브리가 타고 다녔던 팬시호에 대한 오마주가 아닐|까 싶다. <원피스> 속의 많은 해적들이 실제 존재했던 해적들을 모티브로 했던 경우가 많아 더 그리 생각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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