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드 위너 : 1,2,3,4> 데보라 엘리스, 나무처럼
애니메이션 <파르바나 : 아프카니스탄의 눈물>을 보고난 후 원작이 궁금해서 찾아보게 되었다.
애니메이션은 첫권의 스토리만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파르바나와 사우지아의 뒷이야기들이 궁금했던 것인데 역시 현실을 기반으로 쓰여진 소설이라 그런지 읽는 내내 안타까움만 더 커져갔다.
더 브레드 위너(The Breadwinner, 브레드위너 : 카불시장의 남장 소녀들)는 2001년 탈레반이 아프카니스탄을 지배하고 있던 그 시절에 처음 쓰여졌다. 파키스탄에 있는 난민촌에서 만난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얻은 내용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소설이었다. 이 소설은 파르바나(우리나라에서 개정판이 나올때는 파바나로 발음을 바꾸었는데 애니메이션도 그렇고 파르바나가 더 맞는 발음이라고 생각해서 파르바나로 적는다)와 사우지아라는 두 남장소녀를 통해 탈레반 치하의 아프카니스탄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이후 2002년에 발표한 파르바나의 여정(Parvana's Journey, 위험한 여정)에서는 길에서 아버지를 묻고 어머니와 기약없는 만남을 위해 길들 떠도는 파르바나의 모습이 나온다. 지뢰밭을 지나고 굶주림과 탈레반의 위협을 피해 조심조심 나아가며 아버지처럼 지뢰에 한쪽 다리를 잃은 소년과 다 죽어가던 어린아이와 엄마를 기다리며 할머니와 살아가던 소녀와 만나 함께 일행을 이루게 된다.
작가는 바로 2003년에 연이어 진흙도시(Mud City, 라벤더 들판의 꿈)이라는 작품으로 파르바나와 함께 시장을 누비던 사우지아를 주인공으로 난민촌이 이루어진 파키스탄 국경도시의 모습을 통해 난민들을 현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한참이 자난 2011년 내이름은 파르바나(My Name is Parvana, 소녀 파수꾼)이라는 이름의 책이 출간되었다. 사실 네권모두 궁금했지만 특히나 마지막 네번째 책의 내용이 궁금했었다. 시간이 한참 지나서 출간된 책이었고 탈레반이 물어난 아프카니스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서였다. 내 기대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내가 기대했던 탈레반 이후의 아프카니스탄 모습은 맞았지만 그것은 1,2,3권을 합친 것보다 더 강렬하고 슬픈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내가 이 책에 희망적 기대를 가졌던 것은 애니메이션의 마지막 장면이 주는 희망적인 그림때문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뉴스와 탐사보도를 통해 접하는 아프카니스탄의 모습은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들꽃같은 모습들이 보일 때가 있었다. 이 책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길 희망했던 것은 현실을 외면한 나의 바램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미군기지에 갖혀있던 파르바나가 어느 이름모를 군인을 위로해주기 위해 써주었던 시의 한 구절처럼 차라리 사는 게 낫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위로하게 된다. 이 책에는 결말이 없다. 그것은 아직도 아프카니스탄은 모든게 진행형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우지아와 파르바나가 살아가는 아프카니스탄이 어떤 모습일지 작가의 다음 책을 기대해보게 된다.
(번역서에선 피날레라고 되어있어 그럴 가능성이 크진 않은 것 같지만...)
-----
면도칼은 아프고
강물은 축축하다.
산은 얼룩을 남기고
약은 경련을 일으킨다.
총기 사용은 불법이고
올가미는 느슨해지고
가스는 냄새가 지독하니
차라리 사는 게 낫다.
'책읽기&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서협찬] 클래식 음악, 뭔데 이렇게 쉬워? (0) | 2021.10.25 |
---|---|
[도서협찬] 내가 좋아하는 것들, 커피 (0) | 2021.10.25 |
[도서협찬] 우리의 뇌는 왜 충고를 듣지 않을까? (0) | 2021.10.09 |
[도서협찬] 파스타에서 이탈리아를 맛보다 (0) | 2021.10.02 |
[도서협찬] 우주 연대기 (0) | 2021.09.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