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세계사> 표학렬, 인물과사상사

역사선생님으로 아이들에게 역사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하고 싶어 책을 쓰기 시작했다는 저자는 9개의 테마로 인류문명의 흐름을 이야기해본다.

저자가 선정한 테마는 신화이야기, 종교와정치, 선동의정치, 세계를 바꾼 전쟁, 이슬람의 역사, 일본의 정체성, 실패한 이상주의자, 여성 지도자, 대도시라는 테마로 각각의 테마에 맞는 소주제나 대상을 선정해 해당 테마가 역사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고 우리가 현재 시점에서 어떻게 이해하게 되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특정한 테마에 대해 역사적인 통찰을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선동의 정치에서는 삼국지의 배경이 되는 황건적이야기부터 이제는 많은 사실들이 다르게 전달되어 가장 대표적인 선동의 장으로 알려진 프랑스 대혁명 시절 마리앙트와네트는 물론이고 미국의 독립운동에 시발점이 된 보스턴 차사건이 가지는 사기성과 중국의 신해혁명도 어떠한 선동과 모략이 배후에 있었는지 간결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일본에 대해서도 일본이라는 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한반도와 맺은 영향력부터 근대와 2차세계대전을 거치며 일본천황이 실권이 없었다는 점은 천황을 보호하기 위한 괴변에 지나지 않는 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신도라는 일본만의 독특한 천황가에 대한 신격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일본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슬람의 역사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보아온 이슬람의 역사 중에서 이 책만큼 가장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현대까지 이슬람의 분화와 서구 문화와의 갈등에 대해 잘 설명한 책을 본적이 없다.

독특하게 여성지도자라는 테마를 다루면서 로마시대 황제와 공동정치를 했던 테오도라와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여제 같이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지도자들을 소개하면서 인도에서는 락슈미바이라는 세포이 항쟁 당시 항쟁을 이끌었던 걸출한 인도 여성을 다루고 있어 반가우면서도 안타까웠다. 다른 역사에 대해 이야기할 때와 다르게 락슈미바이에 대해서는 워낙 자료가 없어서 이겠지만 최근에 개봉한 인도영화를 가지고 영화 속 내용을 빗대어 락슈미바이를 소개하는 것은 우리의 세계사에 대한 자료와 인지도가 얼마나 빈약한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느껴졌다.

어찌되었든 이 책의 보여주는 역사에 대한 통찰은 책 한권으로 세계사의 주요한 장면을 한번에 읽어내는 기분이 들게 할 만큼 시원시원한 면을 가지고 있으며 역사교사로서 자신이 가지는 역사관과 역사 지식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Posted by 신천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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