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인도> 김기상, 클라우드나인
최근 중국의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미국의 견제가 심화되면서 세계 경제를 떠 받들어줄 제2의 중국이 어디가 될지 많은 관심들이 몰리고 있고 그 중 인도는 여러면에서 단연 선두 그룹에 들어있다.
인도는 일단 인구가 많다. 이 점은 사실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나라이고 최근에는 중국을 앞선 것으로 보고 되고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가 가지는 성장가능성은 앞서 중국이 이미 증명한 것이기 때문에 인도에 대한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인도는 기본적으로 국가사회주의 체계였다가 계획경제에 실패하고 중국처럼 개방된 반자본주의 국가로 성장해왔다. 이런 점도 인도가 중국과 닮아 있는 모습처럼 보이게 한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는 많이 다르다.
여러개의 독립된 자치구로 분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강력한 중앙집권세력의 힘이 지방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국과 달리 인도는 개별 주에서 자치정부의 힘은 중앙정부의 힘을 웃도는 연방제 기반의 강력한 자치체계를 가지고 있다.
거기에 인도는 아직 카스트제도가 살아있으며 빈부의 격차도 크고 농업비중이 높은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실 농업비중이 높은 산업구조가 카스트와 같은 전근대성에 기인한다고 지금까지 생각했는데 인도는 산업화 시기에 중국이나 우리나라와 같은 경공업 기반이 취약했기때문에 중국에서는 농민공으로 불리는 비 숙련자를 흡수할 산업적 기반이 약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카스트 제도와 같은 전근대성도 여러가지 문제를 만들고 있고 그에 따른 가부장적인 문화는 같은 사회주의 체제였음에도 여성의 노동참여 비율이 현저하게 낮다는 점에서도 두드러진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전근대성 때문인지 인도에는 굴지의 기업들도 많고 스타트업도 활발해서 100개 이상의 유니콘 기업이 있다고 알려졌지만 결국 유니콘 기업들도 대부분 대기업 집단을 구성하는 집안 사람들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인도의 잠재력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1인당 국민소득도 낮고 아직도 정경유착도 심해서 부정부패가 심한 나라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카스트제도를 뛰어넘기 힘들고 힌두민족주의가 강해지면서 다양한 소수민족과 이슬람과 타종교에 대한 차별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여러 문제점들 때문인지 저자는 최소 30년안에는 중국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인도에 거주하며 인도에 비판적이지만 우호적인 편이라고 느껴지는 저자에서 나온 평가치고는 좀 박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 생각도 크게 다르진 않다.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 관심을 가진지 20여년 정도 인도의 여러문화와 사회상을 접하면서 느끼는 점이 전근대성을 벗어내지 못하면 인도의 발전은 계속 더뎌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파르시 중심의 타타그룹 정도 밖에 몰랐던 인도의 재벌가에 대한 다양한 성장배경과 새로운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이루어낸 세대교체에 대해 알 수 있어 좋았다.
워낙 다양하고 큰 나라라서 책 한권으로 모든 걸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인도 경제를 이해하는데 아주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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