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증

철없는삶이좋다 2018. 8. 25. 22:30


#이석증

#노화


알람소리에 일어나는 순간 어지럼증이 느껴진다.


천정이 빙빙돌며 그대로 몸이 쓰러진다.


순간 기가 허해졌나 싶어 그대로 쓰러진체로 잠이 들었는데 다시 눈을 뜨니 머리는 지근거리고 천정은 아직도 울렁거리고 있다.


부스스 일어나 쓰러진 반대편으로 몸을 옮기는 순간 또 천정이 돌아간다.

눈송이 모양을 닮은 상들리에는 영화 속 한장면처럼 빙글거리는 통에 잠시 눈을 감고 어지러움이 멈추길 기다려본다.


오른쪽으로 누울때마다 어지러움이 생기는 걸보니 이석증이 재발했나보다.


병원에서 배운대로 왼쪽으로 쎄게 누워 고개를 하늘로 살며시 돌리며 빠진 이석을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운동을 반복해본다.


몇해전부터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는 이석증은 두통과 어지러움증을 가져다 주며 한동안 나를 괴롭힌다.


갈때마다 흰색가운 위에 화려한 겉옷을 꼭 걸쳐입고 진료를 보는 젊은 여의사는 '일종의 노화현상입니다' 라고 담담히 이야기해준다.

달팽이관이 나이들면서 헐거워 지기도 하며 그만큼 쉽게 이석이 빠질수있다고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지만 나이 40이 넘어가며 부인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진료과를 순회하듯 하나씩 전전하고 있는 내 모습이 더이상 젊음이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 되었다고 알려주는 것 같아 서글퍼진다.


세상에 적당히 길들여지지 않으며 살아가겠다고, 철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순간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또렷하지만 육체는 더이상 그 시절의 나만큼 움직여주지 않는다.


눈은 노화로 침침해져 작은 글씨는 읽기 어려워졌고 장시간 운전이나 걸음걸이는 무릎을 고통스럽게 한다.

작은 움직임에도 쉽게 피로하고 순발력과 민첩함이 사라져감을 느낀다.

이유없이 피부는 트러블을 일으키기도 하고 세배의 운동에도 살은 절반밖에 빠지지 않는다.


아직도 살아갈 시간이 더 많다고 말들하지만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두려움이 엄습한다.

늙어간다는 것, 나이들어 간다는 것이 두려워질 나이가 되었다는 뜻인가보다.


미래가 불확실한 것은 어느시기고 똑같지만 노력해도 돌아오지 않는 것들이 생긴다는 것은 두려움을 더 크게 만든다.


이제 남은 시간들은 건강하게 생존하는게 목표인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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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신천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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