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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보다 재미있는 민화이야기>
민화전문가 전병모씨의 새책이다.
미술사학을 전공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작가는 오랜동안 민화와 관련된 책들을 엮어내고 있다.
민화연구자로서 권위있는 그가 이번엔 가볍고 쉬운 민화이야기라는 주제의 책을 들고 왔다.
만화보다 라는 것에 방점을 찍었듯이 쉽고 재미있는 민화이야기 이면서도 민화가 어떻게 만화같은 요소로 만들어진 오래된 우리 전통의 해학이었는지 말하고 있다.
책은 그림의 소재를 중심으로 동물, 식물, 풍경, 이야기, 소원, 책거리와 문자도 라는 6가지 구성을 가지고 있다.
기회가 될때마다 접하는 민화이야기지만 매번 새로움을 느끼는 것은 이제는 더이상 주변과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대상이기 때문인 것도 같다. 어릴때 시골장터에서 마주했던 문자도를 그려주던 화인들은 이젠 더이상 만날 수 없다. 시골집 귀퉁이에서 만날 것 같던 민화가 세시풍속을 기록한 풍속화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민화가 가졌던 소박함들에 대해 가벼운 말투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나름 친절한 설명이지만 분량이 작고 개념에 대한 약간의 기초지식이 있어야 이해가 가능한 내용들이라서 중학생 이상에게 추천해주고 싶고 민화에 대해 가볍게 이해하고 싶은 성인들에게도 권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봉황과 기린이 봉과 황, 기와 린의 수컷과 암컷을 지칭하는 말이라는 것은 이전에도 봤던 내용인 것 같은데 왠지 새롭게 느껴진다. 선덕여왕의 일화에 등장한 모란에 대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모란이 실제로 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궁중그림이었기때문에 꽉 채워진 모란을 그리느라 벌과 나비를 그려넣을 자리가 없었을 것이라는 추측과 민화속에서 등장하는 모란에는 곤충들이 함께 등장한다는 점을 비교설명해 주니 그런 추측이 납득이 되었다.
특히, 물감이 귀하던 과거에 모란을 그릴때 꽃봉우리만 색을 채우고 잎은 옅은 채색의 여백을 이용해 물감을 아끼면서도 색감을 살리는 기법은 뭔가 안타까우면서도 재치있게 느껴졌다.
과거에 집안에 그림을 두는 것은 부유한 사람만 가능했던 일이라는 것을 양반집에나 책가도가 있었던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임에도 새삼 다른 세상의 이야기로 다가오게 된다.
책을 좋아해서인지 책거리에 대한 이야기와 유교적 이념을 담은 문자도 이야기는 항상 더 관심이 가게 된다. 한자는 이제 동북아 3국에선 공용문자에 가깝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한자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의외로 한자를 익히는 것은 쉬워보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민화 속 문자도를 통해 한자교육을 접목할 순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민화 속 그림들은 사실 한국화되어있지만 중국에서부터 출발한 그림들이라 이국적인 느낌의 그림이라는 점이 더 상상속 세계를 그려주는 느낌이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곁들여진 조에스더의 민화보다 더 민화같은 그림의 삽화들도 눈여겨보게 되는 재치가 있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아직도 색색의 화려한 문자도를 그려주는 분을 만나게 된다면 한글자 청해서 그려달라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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