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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 에쿠니 가오리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 소설이다.

국내 출간이 2001년이니 거의 20년이 다 되어가는 소설이다.

이야기는 세명에 의해 전개된다. 쇼코, 무츠키, 곤, 그런데 소설 속 화자는 쇼코와 무츠키 두 사람이다.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자신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간결하면서도 감각적인 이야기로 단 몇시간만에 책을 읽어낼 수 있었다.

이 책도 폴리아모리 책에서 소개된 책이라 읽었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사랑받던 소설이다.

쇼코는 알콜중독자이면서 조울증을 가진 이태리어 번역가로 우연히 선을 통해 만난 동성애자 무츠키와 결혼한 일주일 후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곤이라는 동성 애인을 가진 무츠키와의 결혼생활은 쇼코에겐 만족스러운 생활이었지만 아이를 원하는 시어머니와 사위가 동성애자인 줄 모르는 친정 부모님 그리고 자신만 애인을 두고 있다는 것에 대한 무츠키의 미안함에 의해 계속 삐걱거리게 된다.

쇼코는 무츠키도 곤도 모두 좋아하고 무츠키를 위해 곤이 있어야한다고 느낀다. 그리고 성애적관계가 아닌 지금의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싶어한다.

작가의 다른 작품에 이 세사람이 등장한다고 하니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동양 그것도 같은 유교문화권의 공동체를 가진 일본에서 동성애자와 알콜중독자라는 조합은 이질적인 조합을 넘어선 자유분방함이 느껴진다.

사랑이란 결혼이란 무엇일까?

결혼을 당연하게 하고 아이를 당연히 낳고 육아를 가족의 번영을 위함을 당연하게 받아드리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묻는다 그들은 가족이 아니냐고

읽어가면서 '펀홈'이라는 만화를 떠올리게 된다.

동성애자였지만 자신을 감추기위해 결혼 아이를 낳고 살아온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 레즈비언으로 살아가는 딸의 입을 통해 이야기한다.

미국에서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나름 성공을 거두었던 '펀홈'이 곧 국내무대에도 오른다고 한다. 60년대 미국 소도시의 불행했던 게이 교사와 그 집의 풍경을 그리고 그의 딸과 아내의 모습운 어떻게 번안했을지 궁금해진다.

'펀홈'의 아버지는 자신이 아이를 낳은 것을 결혼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을까? 어쩌면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던 남자의 아이를 낳고 돌본 어머니가 가장 위대한 존재가 아니었을까?

무츠키의 어머니는 쇼코와 무츠키가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갖게되면 진짜 가족이된다고 믿은걸까?

쇼코에겐 곤도 또다른 가족이었기에 무츠키와 곤의 정자를 믹스해 수정하자는 제안은 재미나고 타당해보였다.

소설 속 쇼코는 너무도 빛나보였다.

책을 덮고 난 후 나에게 콜라향기로 기억된 사람을 떠올려본다.

올 여름 초연되는 '펀홈'을 보러가야겠다.

 

 

Posted by 신천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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