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쓸모 있는 철학 상식 사전> 마이클 무어, 이규리, 크레타
철학 상식 사전이라니 뭐지? 요약서 개념인가? 역시나 요약서 개념은 맞긴 한데 조금 다르다.
이 책에 따로 부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양철학 상식 사전이라고 하던가 유럽 철학 상식 사전이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시대 철학부터 현대 철학까지 유렵을 중심으로 하는 철학 사조에서 다루는 개념에 대한 핵심을 뽑아 설명하는 책이다.
정확하진 않겠지만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크게 구분하면 동양철한은 인본주의적인 관점에서 시작해서 발전해왔다면 서양철학은 고대 그리스의 인본주의에서 시작해서 중세의 기독교적인 전통에 기대었던 철학사조와 르네상스이후 신(종교)로부터 인간을 분리해가는 과정이 철학 사조의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이해하고 있다.
너무 단순화 시킨 것이라 실제론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이해하는 큰 줄기는 그렇다.
이 책은 그런 흐름 중에서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한 인본주의적 철학사조가 중세와 근대, 현대를 이어서 어떻게 전해졌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런 유사한 다른 책과 다른 점이자 장점을 이야기 하자면 이 책은 조금 어렵다. 철학적 이슈마다 심도 있는 해석을 담고 있어 교양 수준에서 읽기에는 조금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지만 반대로 최근 1900년 이후 태생의 철학자들이 생각해낸 다양한 논제들을 다루고 있어 최근 철학계의 논점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물론 논제라는 것은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화두에 가까운 개념이니 그런 내용을 어떻게 받아드릴 것인지는 개인의 판단에 맡겨야 할 것 같다.
여러 논점들 중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쾌락주의로 알려졌던 에피쿠로스 학파에 대한 설명과 스토아 학파의 회의주의에 대한 논점이 마음에 들었고 어떤 면에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고민이나 지금의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게 보였다.
이 책에서 느껴지는 개인적인 또 다른 재미는 현대에 와서 인공지능의 지능을 다루는 '중국인 방' 문제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문제까지 결국 고대 그리스로부터 내려왔던 경험과 인지 능력에 대한 두 가지 측면이 어떻게 양립하고 보완할 수 있는 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고 보여진다.
에피쿠로스 학파의 쾌락주의가 사실은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금욕주의에 가깝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스토어 학파의 회의주의가 말하던 '믿음'에 대한 문제는 결국 믿음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사회를 어지럽히는 대상이라는 것에 대해 일면 공감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결국 근거없는 '믿음'은 이성과 과학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
여러 논점 들 중에서도 '중국어 방'은 현업과 관련해 생각할 점이 많았는데 '중국어 방'이 지능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한 판단은 좀더 수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난 경험주의자이면서 유물론자이고 변증법을 따르지만 쾌락주의이면서도 회의주의자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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