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아 역사> 시토미 유조, 정애영,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한마디로 적는다면 다시는 아라비아 역사에는 관심 갖지 않고 싶다.

그만큼 복잡하고 고증된 역사가 길지 않다.

일찌감치 사막이 존재했고 그로 인해 오아시스 중심의 도시 국가가 형성되어 있었던 탓도 있고 오아시스에서 농사를 짓기보다는 대상을 통한 교류로 부를 쌓아가는 나라들이 생겼다 사라지다보니 오래 지속된 왕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예전에 별 뜻 없이 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해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던 때가 있었는데 예수시대의 주변 민족이나 로마를 포함한 정치적 사회적 역학관계를 훤하게 꾀고 있어 놀랐던 기억이 있다.

누군가는 구약성서를 역사서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제로 이 책에서도 고대 아라비야 역사를 위해 성경의 내용을 인용하기도 한다.

그런면에서 약간은 의아했던 점이 이 책에도 소개되듯이 고대 아라비아에는 독립적인 문자와 언어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로 석재에 기록되었던 문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존망을 이해에 필요한 연대기적 구성은 어려운 가보다.

하긴 우리도 몇글자 없는 광개토대왕비의 해석으로 의견이 분분하니 어쩌면 수천년전의 역사를 안다는 것은 기록에 의한 증명보다는 추론과 추리의 영역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아라비아 역사는 이슬람이 등장하기 전과 후로 구분되어 책의 분량도 의도한 것처럼 대략 절반 정도로 분할되어 있다.

반대로 이야기해서 아라비아 관련 역사책을 읽을때 대부분 이슬람 중심으로 쓰여 있어 고대와 이슬람 이전의 시대에 대한 서술이 빈약하거나 아예 간략하게만 서술되는 경우가 많았었어서 이 책의 내용은 어렵고 지루하지만 많은 의미가 있었다.

저자는 1946년 생으로 1970년대부터 아라비아 역사를 연구했던 학자이다. 그만큼 아라비아 역사에 대한 깊이와 조예는 남다르다는 점이 느껴지고 책에 서술 된 내용이 방대하고 복잡하다고 느껴졌다.

수많은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고대 아라비아 역사를 뒤바꾼 사건들 중에 단봉낙타의 안장이 중요한 역활을 했다거나 전쟁 무기로 말이 도입된 이야기는 영화로도 유명한 아라비아 로맨스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시대에 딸 기후변화나 여러가지 다른 요인들이 작용했겠지만 구 대륙을 이어주는 중심지이자 대상무역의 관문으로 영화를 누렸던 지역이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역사에서 도태되는 순간을 맞이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아라비아 역사에 대한 개괄서로 단순한 교양서 이상의 수준을 보여주는 책이었다.

 

 

Posted by 신천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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