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지문은 DNA를 말하지 않는다> 알폰소 마르티네스 아리아스, 윤서연, 드루

이 책은 우리가 DNA라고 알고 있는 유전체 중심으로 인간을 해석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며 세포를 중심으로 인간을 해석해야한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다.
(내가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살짝 자신이 없다.)

솔직히 어렵다.

내 이해도가 부족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전문 용어가 많다보니 모든 내용을 이해하는 것에 한계를 느낀다.

한번 읽고 모든 내용을 이해하긴 쉽지 않지만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고 DNA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다.

1부에서는 DNA(유전자)의 발견과 그것이 우리 삶과 문화를 바꿔가고 있는지 설명해주고, 최근 몇년동안 새롭게 알려진 세포의 일생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단세포에서 다세포 생물로 전환은 진화의 중요한 지점이지만 아직도 명확하게 세포간의 협력을 이끌어낸 동기를 설명하진 못하고 있다.

2부에서는 복제양 돌리이야기를 시작으로 유전자와 배아 세포와의 관계에 대한 다양한 실험 결과를 통해 난자와 배아 그리고 태아와 인간 세포의 성장 간의 관계에 대해 보여준다.

3부에서는 신체의 일부를 재생하기 위한 배양세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의 발견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줄기세포를 통한 배아 생성에 대한 연구 과정을 소개하고 마지막으로 배아란 무엇이고 인간은 무엇인지 스스로를 복제하게 될 경우 생길 여러가지 윤리적 사회적 역사적 의미에 대해 생각해볼것을 요구한다.

유전자 가위라는 말이 유행하고 유전자 검사만을 통해 암발생 가능성을 따져보고 자신의 신체 일부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전자 정보가 얼마나 불확실한 정보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유전자가 가지는 연관성이 인과관계로 착각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우려하고 있으며 유전자가 아니라 세포를 중심으로 인간을 바라봐야 좀 더 의미있는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는 명확한 답은 없다.

앞선 연구들이 가지는 의미와 한계를 정확하게 알려주려는 것이 더 큰 목적이었다고 생각하고 상업적인 가치로 인해 유전자 만능주의를 주장하는 일부 사람들을 경계할 것과 진짜 유전정보 탐색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 전부였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존의 관행을 뒤집고 불확실한 정보라도 올바른 정보를 대중에게 알리는 것은 과학자의 책무라고 생각하기에 이 책이 가지는 가치가 크게 다가왔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적어도 두어번은 더 읽어봐야 할 것 같고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느낀다.

책 초반에 소개된 유전자를 2개 가진 키메라라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키메라의 존재가 15%정도라니 수많은 친자확인 검사에서 키메라여서 불일치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마지막 참고문헌에는 세포의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표현한 애니메이션에 대한 소개가 있어 유튜브에서 찾아보았다.

어느 타이밍에서 아름다움을 느껴야하는 것인지는 생물학자의 관점에서 봐야할 것 같지만 앞서 읽었던 <미키 7> 속 미지의 생물들과 새로운 개척지 행성에 대해 따로 상상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Posted by 신천지행
,

 

 

<알아두면 쓸모 있는 철학 상식 사전> 마이클 무어, 이규리, 크레타

철학 상식 사전이라니 뭐지? 요약서 개념인가? 역시나 요약서 개념은 맞긴 한데 조금 다르다.

이 책에 따로 부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양철학 상식 사전이라고 하던가 유럽 철학 상식 사전이라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시대 철학부터 현대 철학까지 유렵을 중심으로 하는 철학 사조에서 다루는 개념에 대한 핵심을 뽑아 설명하는 책이다.

정확하진 않겠지만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크게 구분하면 동양철한은 인본주의적인 관점에서 시작해서 발전해왔다면 서양철학은 고대 그리스의 인본주의에서 시작해서 중세의 기독교적인 전통에 기대었던 철학사조와 르네상스이후 신(종교)로부터 인간을 분리해가는 과정이 철학 사조의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이해하고 있다.

너무 단순화 시킨 것이라 실제론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이해하는 큰 줄기는 그렇다.

이 책은 그런 흐름 중에서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한 인본주의적 철학사조가 중세와 근대, 현대를 이어서 어떻게 전해졌는지 보여주고 있다.

이런 유사한 다른 책과 다른 점이자 장점을 이야기 하자면 이 책은 조금 어렵다. 철학적 이슈마다 심도 있는 해석을 담고 있어 교양 수준에서 읽기에는 조금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지만 반대로 최근 1900년 이후 태생의 철학자들이 생각해낸 다양한 논제들을 다루고 있어 최근 철학계의 논점들을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물론 논제라는 것은 명확한 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화두에 가까운 개념이니 그런 내용을 어떻게 받아드릴 것인지는 개인의 판단에 맡겨야 할 것 같다.

여러 논점들 중에서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쾌락주의로 알려졌던 에피쿠로스 학파에 대한 설명과 스토아 학파의 회의주의에 대한 논점이 마음에 들었고 어떤 면에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고민이나 지금의 고민이 크게 다르지 않게 보였다.

이 책에서 느껴지는 개인적인 또 다른 재미는 현대에 와서 인공지능의 지능을 다루는 '중국인 방' 문제나 컴퓨터 시뮬레이션 문제까지 결국 고대 그리스로부터 내려왔던 경험과 인지 능력에 대한 두 가지 측면이 어떻게 양립하고 보완할 수 있는 가에 대한 문제로 귀결된다고 보여진다.

에피쿠로스 학파의 쾌락주의가 사실은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금욕주의에 가깝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스토어 학파의 회의주의가 말하던 '믿음'에 대한 문제는 결국 믿음이 이성을 마비시키고 사회를 어지럽히는 대상이라는 것에 대해 일면 공감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결국 근거없는 '믿음'은 이성과 과학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 되었다.

여러 논점 들 중에서도 '중국어 방'은 현업과 관련해 생각할 점이 많았는데 '중국어 방'이 지능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한 판단은 좀더 수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어보니 난 경험주의자이면서 유물론자이고 변증법을 따르지만 쾌락주의이면서도 회의주의자였던 것 같다.

 

Posted by 신천지행
,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 교과서> 이정원, 보누스

자율주행 자동차에 대한 기대감은 뜨겁지만 아직 쉽게 다가오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이 책은 자율주행 자동차에서 사용되는 기술이 무엇이고 어떤 기술이 어느 분야에 사용되고 있는지 설명하고 있다.

자율주행이란 구동기관을 가진 로봇이 인간의 개입(도움)없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자율주행기술이 최근 자동차분야에 접목되면서 더 큰 관심을 받고 있긴하지만 이미 꽤 오랜시간동안 공장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대신하는 이송수단(AGV, AMR)과 같이 제한된 영약에서 계속 연구되던 분야였다.

도로를 주행하는 자동차에 자율주행을 적용하려는 노력은 이제 소위 레벨3의 벽을 깰수있는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도로에는 자율주행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일반 자동차와 사람은 물론이고 다양한 교통신호에 대해 인식할 수 있어야 하며 기상 상황과 같이 예기치 못한 변화나 도로 보수와 같은 도로상황에 대한 변화도 감지해야 한다.

이런 많은 변수를 감안하면서 편안한 승차감을 유지하는 자율주행은 결코 쉬운 기술이 아니다.

현재 자동차 업계에선 자율주행을 5단계로 구분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레벨3부터는 운행 중에 인간의 개입이 전혀 없는 단계를 의미한다. 물론 레벨3에서는 운전자는 시스템의 요청이 있을 경우나 스스로 개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한해서 운전자가 개입하는 단계로 사실 상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율주행의 첫단계라고 볼 수 있다.

최근 판매되는 자동차들은 경차 수준까지 크루즈 기능이나 차선인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모두가 자율주행의 중요한 기능들로 고속도로나 정체구간에서 운전대를 잡지 않고 차량의 판단으로 운전하는 경우가 가능한 단계까지 와 있다.

운전대를 잡지 않고 있으나 완전하게 시스템에 의지하지는 못하는 레벨 2.5정도의 기술수준에서 약간은 답보된 상황으로 보여진다.

전기차 생산을 주도하며 자율주행기술에서도 앞서갔던 테슬라조차 몇건의 자율주행모드 사고로 인해 레벨3라는 스스로의 주장과 달리 진정한 레벨3에 도달하지는 못했다고 평가되고 있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주변 도로 교통상황을 파악하는 기술부터 목적지를 찾아가는 경로 탐색기술이 조합되어 운행하게 되지만 주변 도로 교통상황이라는 것이 독립적인 차량만으로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항상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정보를 주고 받게 되는 컨넥티드 카라는 개념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때 연결되는 대상은 차량뿐 아니라 교통통제소나 주변 교통정보를 가진 인프라들도 통신을 하는 V2X기술이 갖춰줘야하니 결국 인프라 전반이 교체되어야만 진정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나처럼 운전을 좋아하지 않고 이젠 장거리 운전을 하고 나면 피로감에 쓰러질 정도인 사람에겐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동차가 빨리 보급되길 바라지만 여러면에서 기대보다는 조금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는 슬픈 예감이 들었다.

 

 

Posted by 신천지행
,